라노벨이나 기타 독서 감상이나 평가를 적는 신설 코너입니다.
그 신설 코너의 첫 주인공은 이번에 새로 집은 라노벨인 《선배, 자택 경비원은 필요 없으신가요?》입니다.
라노벨 제목 별로 카테고리를 짜서, 권별 리뷰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니면 뭐 간단하게 총평 리뷰로 들어가거나.. 추천하는 글을 쓰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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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계기는 간단하다.. 일단 나는 이런저런 이유로 자택경비원이란 단어를 꽤 재밌다고 생각하고, 자주 사용하고 있는 편이다.
그리고 검정머리 단발도 좋아한다.. 그래서 집게 되었다. 원래 독서 전에 리뷰나 평가를 절대로 찾아보거나 하지 않기 때문에, 정보는 이게 다였다.
1. 자택경비원 (선배라고 하는걸 보면 어른이나 선배 밑에 기어들어갈 것 같다)
2. 단발에 귀엽다
이것만으로도 읽어도 된다고 생각했고.. 새로운 책은 반드시 e-book으로 읽겠다는 정책을 철회하고 "이건 책으로 갖고있고싶다" 라고 생각해서 주문했다..
내용
여기에 어느날.. 첫날.. 그러던도중.. 이러면서 줄거리를 줄줄 적을 생각은 없기 때문에 심플하게.
회사원 아저씨가 있고, 한 5년정도 인터넷에서 알고지낸 게임친구가 있다.. 여긴 도쿄고 그 게임친구는 멀리 사는데 어느날 그 게임친구가 어느날 자택경비원 하나 두실? 이라고 한다. 가출했다는데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뭐 멀리서 그냥 얼굴 한번 보자는거겠지 정 아니면 며칠 재워주자 하고 갔더니.. (생략)
로 시작되는 내용이다.
그 이후 역시 초반 내용이다보니 서로 알아가는 내용과, 역시 생각했던 것보다 괜찮은 녀석이구나 라고 서로 확인하는 내용, 그리고 가출에 대한 내용, 과거 이야기, 앞으로의 관계성에 대한 이야기. 정도가 주를 이룬다. 뭔가 무리해서 이야기가 빨리 진행되거나, 등장인물이 쏟아지지 않는 편이라, 1권으로 두 사람의 해상도를 높일 수 있는 적당히 좋은 시작이라고 생각함.
스타일
남자 주인공 시점 / 여자애 시점 으로 번갈아가면서 작성된다. 그렇기때문에 각자의 사정이나 각자의 과거, 각자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독백을 각각 처리해 가면서 읽을 수 있기에 좋다.
아무래도 인물 중심으로 돌아가는 1인칭 시점을 좋아하는 편.
이런 라노벨은 보통 주인공 1인칭일 단독일 때가 많고, 히로인이 여러 명이면 주인공 1인칭과 외부 관찰으로 반복되는 경우도 있지 않나? (주인공과 히로인이 대면하고 난 다음, 주인공이 돌아가고 남겨진 히로인을 외부 렌즈로 비춰주는 식으로 묘사하거나) 그 외에는 간단히 3인칭인 경우도 많고.. 아무튼. 이런 스타일을 좋아함.
각자가 속으로 생각하는걸 나에겐 보여주지만 어디까지나 독백이라 실제로 감정을 교환하진 못하기때문에 엇갈림이나 서로 딴생각을 품고 있다거나, 서로 같은 마음인데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거나 하는 식의 관계가 강조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외에는 처음 남자주인공 시점에서 웬 이런 막장 문구가.. 이러면서 골때린다고 생각했던 타이밍이 있는데, 그런 게 이 양쪽 시점에서 두번 반복되니까 아.. 이런 스타일이구나 하고 납득했던 적 있음. 지금은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생각하는 중
(내 취향에 맞았던 것 같다)
일단은 1권 기준으로, 외부 인물들은 잘 등장하지 않음. 주인공의 친구나, 주인공의 주변인물이 잠깐 등장하고. 그 외에는 명백하게 여자아이와 주인공의 이야기로 되어 있음.
주인공도 성인이고, 가출 여고생이고 하다 보니 윤리적인 내용이나 성적인 내용이 꽤 언급이 되거나 나온다. 라노벨이다보니 일단은 농담 반 섞어서 넘어가거나 하지만 주제가 주제이다보니 앞으로 더 가면 어떻게 될지는..
개성
일단은 발단이랄까 관계성에 있어서 조금 임모럴한 작품이 되겠다. 성인 직장인과 비행기를 타고 가출해서 도쿄의 게임친구(헐~) 의 집에 얹혀살게 된 여자 고등학생 (참고로 5년된 게임 친구니까, 처음 알게 되었을 땐 초등학생이었다고 한다) 의 이야기이니, 꽤나 자극적이다. 이렇게까지 강렬한 자극을 원한 건 아니었는데.. 아무튼.
결국 이쪽이나 저쪽이나 이게 사회적으로 알려지면 텔레비전에 나오게 되는 그런 좋지 않은 이야기라는걸 알고 있음에도 그치만 어쩔? 좋은걸.. 같은 식으로 가는 게 좋았음. 나는 이러면 안 되는데.. 같은 식으로 치밀하게 고민하고 질질 끌리면서 감정이 소모되는 방식은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식의 내부 인물의 자기감정 진단이 좋았음. 그리고 그런 점이 나에게 있어서 자극이 되는 거겠지..
히게히로(수염을 깎다, 여고생을 줍다) 와는 발단 시점에서 어떤 차별점이 있는가 하면 일단 둘의 선행된 과거가 있다는 점. 히게히로 쪽은 정말로 그날 넌뭐냐? 하고 주운 거지만, 자택경비원은 5년동안 인터넷으로 봤던 관계였다는 게 차이점으로 작용함. 꽤나 서로간의 묘사나 감정이나, 내용에 있어서도 큰 차이점을 만들어내는 포인트. 여자아이의 쪽의 성향도 꽤 다르다. 그렇기때문에 성인과 가출여고생 같은 안일한 분류로 비슷한거 아냐? 하고 통으로 묶기에는 각자의 매력이 있는 양측의 작품 모두에 실례가 아닐까 싶다.
어느 쪽이든 윤리나 도덕이나 사회적 어쩌고.. 지리멸렬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 편. 이런 복잡뜨뜻미지근끈적한 임모럴이야말로 소설이라는 것의 존재 이유다. 현실이라고 하면 나도 까무러친다.
1권
일단 이 책에 대해 소개해야하다보니 간결하게 소개를 해 버려서, 1권의 내용을 꽤나 설명하게 되었는데, 앞으로는 2권 3권으로 들어가는 시점에서 개성 / 스타일 같은 것은 생략될 듯 함. 아니면 라노벨 소개 자체를 따로 하고 1권부터 리뷰를 작성하거나.. 나도 각잡고 시작하는 컨텐츠가 아니라 갑자기 주절주절 쓰고싶어서 시작한거라 계획이 있던 건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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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이니만큼 1권의 이야기를.
초반에는 집으로 덜컥 들이게 되는 이야기.
여자아이는 키보드는 아주 능숙하나 말은 제대로 못 한다. 신동같은 아이여서 공부는 꽤 되는 편이나, 가족과의 관계나 사회관계적으로 커뮤니케이션 썩 그닥 좋지 않아서(처참해서) 중학교까지는 등교거부. 고등학교가 되서부터는 의무교육이 아니다보니 등교거부 부분에서 문제가 생겨 가출을 결심..
그렇게 비행기를 타고 선배를 찾아가게 되는데.. 그 과정을 보여주는 챕터가 따로 있는데 재밌기도 하고 대책이 없기도 하다. 재밌게 읽었던 부분.
장난이겠지 하고 갔다가 진짜 여자아이를 만나게 된 주인공 이야기도 조금.
그냥 직장인이다. 이쪽도 학창시절이랄까, 과거가 그닥 성치는 않은 것 같다.
라노벨 주인공답게 안일주의나 무사주의 쪽에 조금 능통한 면이 있으며, 재밌는 녀석이라고 생각함. 여러모로 사춘기니 학생이니 하는만큼 이런저런 곳에 감정이나 관계적으로 '이건 이거다'라고 사춘기의 못을 많이 박아놓은 여자아이에게 이런저런 말로 못을 빼 주는 모습을 보임. 덕분에 뭔가 앞으로 나아가거나 다시 생각하는 계기를 주는 그런 어른이라고 생각함.
이런 관계성은 아마 어른과 학생 이라는 부분이어서 좀 더 나오는 거지 않을까? 내가 말했던 이야기지만, 학생이 주인공인 라노벨에서 주인공의 "자신의 방식"같은걸 고집하거나, 자신의 신념에 따라 '반드시 이건 이렇게 되어야 한다' 라고 정의내리고 밀어붙이는 그런 모습은 독자가 보면 '이러면 되지 않나?' '이렇게까지?' 같은 생각이 들고는 하는데, 그것 자체가 결국 '얘도 그냥 사춘기 고등학생 남자애' '얘도 그냥 좋아하는 남자애 생겨서 눈 돌아간 여자애' 같은 식으로 생각하면 그런 결함과 서투름 자체가 아름다움이고 그걸 미워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라고 자주 언급했는데, 그런 부분을 어른인 시점에서 한번 짚었다는게 조금 괜찮았음. 물론 그래도 라노벨 주인공이기도 하고, 좀 작위적인 느낌이 있지만. 그거까지 따지자면 대체 그렇지 않은 게 세상에 어디 있겠나?
받아주고 난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생기는 생활이나 각자의 변화나, 역시 유일하게 기댈 곳으로 작용하고 있는 선배에 대한 여자아이의 감정을 확인할 수 있는 챕터들의 서술이 좋았음. 여러모로 여자아이가 선배에게 반할 수 밖에 없는, 반하는 그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함. 뒷부분에 여자아이가 선배한테 선물을 받으면서 약간의 과거 이야기와 함께 느끼는 내적 묘사는 그야말로 이 한 권을 가장 기분좋게 끝낼수 있게 해준 대목이라고 하겠음.
그 외에 마지막의 마지막 여자아이의 자신의 감정의 자가진단. 여기서 극한의 임모럴과 내가 좋아하는 감정을 느꼈음. 누군가는 이 에필로그격 챕터만 보고도 이건 안 봐도 되겠다 라고 할 거고, 나같은 사람이라면 여기만 보여줘도 이건 읽어야겠다 라고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아닐까 함.
두명만 나와서 천천히 보여줬다고 했는데, 시간은 꽤 흐르고 있기 때문에, 둘의 감정이 꽤 진전됨. 아마 1권에서 넌지시 나온 다른 인물들이 슬슬 와서 진행이나 흐름의 밀도를 높이게 되지 않을까 함..
1권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