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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샤메

「ぼっち・ざ・ろっく!」 - 못이겨 네..라고 대답하는 점 빼고 전부

by 김샤메 2022. 12. 25.

봇치 더 락을 몰아서 봤다.

이번 분기 중간중간 화면공유나 실황 등으로 갑자기 중간 화만 흡수한 적 정도는 있다.

 

원래라면 이런 건 한주마다 손가락 빨면서 손톱뜯으면서 다음화를 기다리면서 봤었어야 할 애니메이션 중에서도 최고순위에 들었을 텐데 요즘은 여건이 그렇지 않은게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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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우선 앞서 이 글과 카테고리에 대해서 설명 및 안내를 하고 들어가자면 애니메이션에 대해서 내 멋대로 내 상황에 끼워맞추고 내가 공감하기 위한 작업으로서 상당히 이기적으로 장면과 감정을 해석하기 위해 작성하기 위한 카테고리로서 글을 채워나가고 있으니 읽으면서 '이건 이게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더라도 양해 해 주길 바란다.

 

이 애니메이션에 대해 소개하기 전에, 나는 보통 애니메이션과 라이트노벨 등에 있어서 주인공의 쪽에 이입하거나 공감하는 일이 거의 없는 편이다. 공감정도야 하지만 이입은 안 한다. 보통은 양쪽을 왔다갔다 하거나(이 부분은 다들 그렇겠지만) 내가 동질감을 느끼는 히로인 쪽에, 나라면 이렇게 못 할 행동을 하는 아이들에게 동경 겸 동정 겸 하는 내가 좋아하는 그 감정(뭔지 모른다고 하겠지만 이것에 대해 이제와서 설명할수는 없기에)을 느끼거나 몰입하는 쪽이다. 

 

유루유리나 유유시키, 히다마리스케치, 아이돌물 등등. 이번분기로 치면 DIY같이 마땅히 심적 갈등이나 관계성을 통해 전개를 이끄는 작품이 아닐 경우 행동원리가 나와 비슷한 캐릭터 쪽에 친근감이 들거나 하고 말겠다.

아무래도 지금 말한 작품들은 그런 식으로 먹지는 않는 식품이니까.

 이건 어느정도 누군가의 성장이나 관계적인 갈등이나, 스스로 고민하고 스스로와, 주변과 함께 해답을 찾아, 세상과 인간에는 100점과 완벽이 없기에. 그렇기에 만들어진 본인들의 답과 본인들의 결과, 본인들의 길을 가는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겠고, 나는 '봇치 더 락'은 어느 쪽이냐고 하면 앞쪽보다는 이 쪽이라고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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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주인공과 이입의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왜일까, 라고 하면 내가 느끼기에 내가 좋아하는 라이트노벨의 주인공들은 너무 멋있다고 해야 할까? 생각보다 꽤나 주도적이고 스스로 움직여버린다고 느껴진다는 점이, 나에게 있어서는 "아, 이거 내 이야기일지도." 라는 생각을 들기 어렵게 한다.

 

 완벽하지는 않기 때문에 청춘이라고 하는 그 해답을 찾는 모습도 그렇고, 무엇보다도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라노벨 주인공이 가지고 있는 그 신념과 행동원리를 관철시키는" 모습이, 멋있다. 라고 하지만 무엇보다도 "내가 이녀석이라면 멋있겠는걸" 이고, 주인공은 그 멋있는 장면의 대리인으로서 존재한다고 해야 할까. 일단은 결국 남 이야기라는 뜻.

 

사실 극도의 공감과 이입을 일으키는데에는 "아, 이거 나다."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그 부분만한 게 없다고 생각한다. 보통의 공감이나 이입에 있어서는, "마치 내가 이 사람이 된 듯한" 기분으로 인물과 하나가 된 것처럼 글과 내용이 읽혀져 나간다고 생각하면 이 애니메이션을 보면서는 내가 앞서 양해를 구하고 간 부분대로, 내 멋대로 잘 끼워맞추면 어쩌면 "내가 하고 있는"이나, 이제 나이를 좀 먹었으니 "내가 해 왔던" 모습이 보여서 생각보다 참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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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토리는 내가 생각하기에 무언가 "난 달라" 하는 오라보다도 "나도.." 라고 하는 오라가 더 강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때문에 딱히 그 "되고싶은" 감정에 대해 부정하거나, 맞서 싸우거나 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냥 무난하게 자주 녹거나 발작하거나 하면서 아..역시이런나는.. / 이런저여서죄송합니다.. / 주제도몰라서../

등등. 그냥 히키음지캐릭터가 할 만한 대사들을 자주 한다. 재밌다.

 

일단은 그래도 내가 밖으로 표출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 이 지점까지 내려와있다고는 생각되지 않기도 하고.. 역시 과장이겠지 싶은것도 있으면서도 독백 중에서는 그래.. 오타쿠나 인도어계라면 이런 편이지.. 하는 점은 있기도 하고.

 

아무튼 인도어계고 북적한게 싫고 먼저 말 안 걸고 말 걸지 마.. 라던가 말 걸어주면 고맙긴 하지만 막상 걸어왔을때 대처가 안 되는 타입 등등.. 각자의 기호에 맞는 정도의 양념과 소스를 치면 이 지점에서는 알아서들 동질감을 느끼지 않을까..

 

물론 그냥 라노벨 주인공들도 약간 이렇다. 말 걸면 '아..어인일로 저에게..' 라던가, '이런누추한곳에..' 라던가 '또 인싸들의 배려심 없는 이 오지랖, 본인 딴에는 배려라고 생각하겠지만 아싸들에게는 사형과도 같습니다..' 라던가 '귀찮게 하는군요..' 라는 식의 스탠스를 기본적으로 갖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아까도 말한대로 여기서는 "난 너희랑 달라, 내버려 둬.." 라던가 "이해는 하는데 난 이 길을 선택했슴다" 같은 느낌이 있다는게 나의 해석이고 내가 느끼는 바이다.

 

 

다시 말하지만 히토리는 이런 지점에 있어서 '적당히 방어적,수동적이긴 하지만 뭔가 신념 등등이 있어 학창생활 등에 대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답을 찾아가는' '보통과는 다른'  입장으로서보다는 아, 나도 이렇지..-~~ 하는 감각으로 더 가볍게 들어오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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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이런식으로 "야 그럼 누구나 닮았다고 할수 있는거잖아" 하는 모습보다는 자세? 흐름에 대한 감각?이 나와 닮아있다고 해야 할까. 일단 하고 있으면 흘러가고, 흘러가면 뭔가 되고.. 라고 생각하는 초반의 막연한 흐름에 대한 감각에서 '음.. 나도 이렇게 중3 고3 보내고 수능 보고 대학 가고 졸업하고 면접보러다니고 했지..' 라고 멋대로 동질감을 느낀 부분은 있다.

 

뭔가 '이거라면 어떻게든 된다' 라는 감각으로 막연히 기타를 열심히 하지 않았던가? 나도 '일단 이거라도 하고 있으면 어떻게든 된다' 라는 감각으로 그냥 공부를 했는데.. 그게 애매한 공부여서인것일까.. 이건 나도 모른다.. 어쩌고저쩌고.

 

이 부분에 있어서도, '지금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은데 잘 모르겠지만 이거야' 라고 생각해서 기타를 시작한 히토리랑

그냥 이대로 살고싶은데 뭔가 그냥 남들이랑 똑같은 루트를 타는 김샤메가 다르다는 것 정도는 금방 알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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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외에 결정적으로는 '거절하지 못하는데 자꾸 진행되는' 감각에서 내 멋대로 치자면 벌떡 일어날만큼 좀 반갑다고 해야 했을까.. 사실 나는 어느정도 이걸 노리고 생활 해 왔긴 하지만. 일단 첫 만남부터 기타? 기타? 하면서 끌려가서 기타를 하고, 내일도~ 라고 하니까 내일도 오고, 아르바이트도, 밴드도, 선생님 노릇도, 다음 모임도, 그냥 히토리는 "어때?" 에 "네.." 라고 대답했고, 속으로는 "제발ㅠㅠㅠㅠㅠ" 이라고 까지도 생각한다.

 

그럼에도 사실 그 거절하지 못하거나, 조금이라도 "네"라고 대답하는 것만으로 히토리의 이야기는 계속 진행된다. 그런 점이 정말로 무언가 나의 학창시절이나 사회생활에 꼭 들어맞았다고 해야할까.

"이녀석 나와 닮았어" 가 아니라 "이 꼬라지 어디서 본 적 있어" 라고 해야할까..

 

나의 경우에는 공부도 적당히 하고싶은 만큼만 했다 + 내가 생각하기에 안 쪽팔리기 위한 만큼

(그러니 쪽팔리지 않기 위해서 게임하고싶은데 공부를 선택하는 정도의 리스크는 감수했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는... 정말로 되는대로 갔다.. 내신점수 이정도? 여기 어때? 이번에 새로 자율형으로 전환된 곳이라 해볼만할걸?

네..(뭔진 모르겠는데 좋은데겠지..)

 

모의고사 이정도?? 여기서 좀 더 높여서 여기정도까지 목표로 하는 건 어때?

네..(되겠노...)

 

과에서 학점도 나오는 현장실습 겸 인턴 있는데 방학동안 해보는게 어때?

네...(방학에는좀놀고싶은데..돈도개줫같이주네...)

 

내가 아는 의원실에 자리 났는데 거기서 한단계씩 올라가봐~~

네... (이건 그 쪽에서 날 거절해서 잘 안 됐다. 궁금하다면 외전 김샤메 SS1 참조)

 

하다보니 드디어 대학교까지 졸업을 하시란다.

이 시점에 와서는 "이거 해볼래" 나 "이건 어때" 라는 페이즈가 끝나버렸고, 이때부터 조금 나에게 시련이 아니었을까?

 

그래서 뭐 이력서나 이런데다가도 "뽑아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 같은 소리는 감히 못 하고, "저는 이런 사람인데요, 이런 식으로 살아왔고 앞으로는 이렇게 지내지 않을까 합니다" 하고 뽑아줄때까지 얌전히 있는 느낌의 컨셉으로 진행했고.. 어떻게 이걸 또 좋다고 불러다가 시키긴 하더라.

 

지금도 그래서 그냥 시키면 네 하고 하고 있다.

 

내 이야기가 길어져서 요약하자면

 

네..(싫다/안된다고 말해!!!!!!!!!!!!!) 가 너무 내가 살아온 이야기 같아서 웃겼고, 주변에서 그치? 하고 친절하게 물어봐주는 사람들이 너무 반가워서 웃었다.

 

그 외에 SNS 승인욕구라던가 기타등등 중간중간 버튼이 눌리는 포인트에 '나도 그래' 라고 생각하고 있으니 그냥 반가움의 누적은 덤.

 

 

내 경우에도 꽤나 수동적이고 방어적이라고 해도 반대로, 우리가 아는 것보다 열심히 접근해주고, 원래 이런 애구나 라고 생각 해 주는 사람들도 실제로 많다고 생각한다.

(일단 적어도 나는 지금까지 수많은 그런 사람들의 배려? 오지랖? 먼저 건네져오는 물음표를 받아내오며 대답하면서 살아왔다. 학교 동기들, 선배들, 사회 속 많은 사람들에게는 언제나 감사하고 있다. 고마워 나와 잘 지내줘서..)

 

또한 수동적으로 살아도 어떻게든 이런 사람들과의 미묘한 조합이 내가 성인이 되서까지도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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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토리에게는, 필사의 무언가가 있다고 할까? 간절함인걸까? 하는 그 무언가가 분명히 있다. "여기까지 와서 말짱 꽝으로 하고싶지 않아" 라고 해야 할까 "이만큼 했는데 이제와서" 라는 감각이라고 해야 할까. 그 감각이 히토리를 자꾸 그 자리에 설 수 있게 하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것 같다.

 

게다가 그 "여기까지 와서" 랑, "이만큼 했는데"는 뭐라고 해야할까. "이만큼 했는데 관두면 손해잖아" 라는 그 계산적 감각보다도 "이렇게까지 세상이 나에게 기회를 줬는데" "그렇게나 잘 나가고 싶다고 스스로 생각하던 내가" "스스로 이걸 포기하면" 말이 안 되잖아 라고 하는 식으로 느껴졌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더 멋있다고 생각했다.

 

진짜로 "수동적이라서 뭐 하나 자기가 먼저 바늘에 꽂은 실은 없고, 할 줄도 모르는데"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것에 대한 간절함이 진짜라면 이럴 수 있는 걸까? 라고 생각 해 버렸다.

 

본인의 "계획대로야" 라는 말을 신조로 살아온 사람도 자신이 원하는 결과와 모습 속에서만 살 수는 없는데, 당연히 '네...'하고 와버린 길에는 본인에게 좋은 일만 있을리도 없고, 더 극한에 몰리기도 쉽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씩 짜내는 그 모습은, 그냥 정말로 남이 시켜서 하는 일에 고개를 끄덕이기만 해서 자신도 모르는 어딘가에 도착한 사람이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 아니라는 걸 후자의 산증인인 내가 알기에.

 

그렇기 때문에 히토리는 지금 본인이 원하는, 좋아하는 걸 하고 있구나. 멋있구나. 역시 좋아하는 것에는 이렇게 진심일 수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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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 '이만큼 했는데 관두면 아까운' 건 당연하고. 누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누구나 '그게 아까운걸 알아서' 못 그만두거나 하던걸 계속 하는수밖에 없거나..

 아니면 그럴 용기조차 없어서 포기하고 그래 이건 나의 그것 이 아니었던 거지..하고 뒤로 물러난다, 원래 있던 자리로 돌아간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싫어" 라는 감각으로 가득 차 있는 상태에서, 이런 모습을 보는건 어떨까나 하고. 생각한다.

 

그렇기때문에 히토리는 다시 한번 여기서 그냥 오타쿠들이랑은 달라지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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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은 내가 뭔가 될 것 같은 지점에 있어서 "이거 나랑 비슷하다" 라고 생각할수록 '이건 억지다' 라는 걸 금방 깨달을 수 있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반작용이 상당했던 편이다. 보통 나는 주인공, 히로인에게 섣부르게 이런짓을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히토리가 '네..' 하고 대답하면서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건 학창시절이어서? 아직 어려서? 라고 생각해버리기도 하는 진짜 아저씨가 되어버린 내가 보이기도 하고..

(일단 나도 2021년에 대학교를 졸업하기 전까지는 하기 싫은 이야기에도 '네..' 를 하면서 조금 더 나아지기도 하고, 똑똑해지기도 하고, 못해볼 경험을 해보기도 하면서 앞으로 나아왔긴 하니까)

 

물론 지금도 '네..'로 살면서, 조금은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걸까 하면서 어떻게든 일 년 째 사회생활을 해 버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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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시 말하지만 히토리는 '네...'만으로 이루어진 것도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니까 다르다.

 

무엇보다도 생략된 히토리의 지난 세월이, 기타를 계속 연주해왔다는 사실이 존재하기도 하고, 그 의도가 웃기든 불순하든 그것 자체가 일단 목표와 꿈이라는 것이라고. 그렇기 때문에 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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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애니메이션 노래를 많이 듣는다. 노래를 듣는다면 전부 이쪽 노래다.

 그 중의 한 갈래로서, 보통 꿈이나, 목표나. 달려가는 이야기. 포기하지 않는 이야기, 빠르고 신나지만 뼈가 있는것처럼 느껴지는. 마냥 들썩이기에는 눈물도 낼 수 있는 그런 노래를 좋아한다.

 

유튜브 댓글중에서 나름 재미있게 생각하는 댓글이 있는데, 다들 아는 그 댓글이다.

사실 웃긴 댓글이기도 하지만 세상의 무언가를 관통하는 이야기가 아닐까 하고도 혼자 멋대로 생각한다.

(이런점이 진짜 오타쿠같다)

 

아무튼 그렇기때문에 구체적인 목표도 없고, 꿈 같은 것도 없고, 막연하게 무언가 하고싶다는 욕구까지 별로 없는데다가, 벽 앞에서 그것을 뛰어넘으려고 하는 그 적극성이 존재하지 않는 (원하는게 아니고, 하고싶은 게 아닌데 벽 앞에서 에너지를 짜 낼 수 있을리는 없지 않은가?) 내가 그런 노래를 좋아하는 것은 정말 웃긴 이야기가 아닌가? 싶을 때가 있으면서, 동시에 "그렇기 때문에" 라고도 생각한다.

 

(장래희망을 넘어서 계획 한번 안세워봤을것같은 인생 살고 여기서 꿈이니 목표니 포기니 희망이니 날개니 하늘이니 하는 씹덕 보면 진짜 그거만큼 진풍경이 없음)

 

그렇기때문에 이번 봇치 더 락의 고토 히토리는, 얼핏 보면 지금까지 봤던 그 어떤 주인공들보다도 "나"에 가까웠지만, 그래서 더 명백하게 내가 '이건 같은게 아니다' 라고 찾아가면서 나에게 없는 것에 대해서 되돌아 본 바가 큰 게 아닐까 한다.

 

원래 빨간 소스랑 하얀 소스는 척 봐도 다르다는걸 안다, 근데 같은 빨간 소스끼리는 잘 봐야 알 수 있다.

 

나랑 비슷했던 빨간 소스인가 하고 가까이 가봐서 반가웠고, 다시 한 번 나에게는 없는 그 부분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확인하고는 멋있다고 생각했다.

 

히토리는 일단 겉으로는 계속해서 발발발 중얼중얼 휘청휘청 하지만 점점 멋있어진다. 점점 잘해진다. 본인도 더 잘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본인이 모르더라도 주변이 알아봐주고, 세상이 바뀌어간다. 멋있다.

 

혹시 나도 "지금의 나는 이렇지 않은데 조금은 이렇게 되기를 원하니까" 더 뚫어져라 쳐다보고 따지고 들고 내 멋대로 끼워맞추고 위안삼고 한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나에게는 히토리처럼 눈 질끈 감고 저기!! 하고 '지금이 아니면 안돼' 라는 심정으로 누군가를 붙잡을 수 있을 만한 그런 가슴 졸일 일과, '이대로는 안 돼!' 라는 생각이 들 만큼 더 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일은 어떤게 될 수 있을까?

 

그런건 아마 찾는게 아니라 만드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일은 어디서 갑자기 생기지는 않는다. 내가 이거다 라고 정하고 내가 어금니를 깨물어줘야 그런 일이 되는게 아닐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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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어느 정도 남녀관계를 메인으로 하거나, 주인공만의 바보같지만/비효율?적이지만 멋진 삶의 방식을 관철시키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조금 매너리즘에 있는 상태였다. 그런 부분을 제외하고서 내가 어디에 닮았네 안 닮았네 하면서 비빌(멋대로) 언덕이 있는 작품인 것은 상당히 고마운 일이다.

 

 

고마워 봇치더락~ 고마워 얘들아~

 

그리고 아직 이런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이런 쓸데없는 생각을 할 수 있는 나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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